UPDATED. 2018-12-10 11:28 (월)
류지원 의 시(詩)
류지원 의 시(詩)
  • 유지원
  • 승인 2018.12.03 16: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주출생

경기신인문학상 수상

12월의 아침

 

하늘이 온통 꽁꽁 얼어붙은 이른 아침입니다.

하얗게 서리 내린 거리를 잔뜩 움크린 어깨로

한 바퀴 산책하고 나니 귀가 시리고

코끝이 빨갛도록 얼얼하여

세상이 정지나 된 듯 아무런 생각조차 나질 않습니다.

돌아보면 사람으로 산다는 것이

참으로 기묘한 변화로 시시각각 변해져서

초지일관 묵묵한 마음으로 살아가기란

무척이나 힘이 든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니 그렇습니다.

한여름 푹푹 찌는 무더위 속에서는

차가운 계절을 그리워하기도 하고

오늘처럼 된서리 내린 추위가 오면

한여름 태양을 그리워하는 간사한 마음들이

언제나 가슴 한가운데 자리를 틀고

나약한 심성을 움직이게 만들기도 합니다.

빗대어 보자면 거의 모든 것이

나 편한 대로의 생각만으로 살아가는 이기가

세상 전부인 것처럼 여겨지는 순간순간의

독선과 아집이 행여 주변의 사람들에게

나로 인해 해악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우려 또한 잠시의 생각 만으로 지워버리고 마는

잔꾀만 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런 일들이

참으로 많았던 것 같습니다.

지독한 가난에 하루하루

마음 조이며 살아가는 날들이며

지독한 그리움에 사랑을 갈망하는 날들이며

때로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상승된 혈압으로

어찌 감당 못해 분으로 삭여가던 시간들이

그때그때를 넘기고 나면 그런대로 살아지는 걸 보면

간사한 마음의 극치가

달콤한 선악과로 인간의 마음을 유혹했던

사악한 뱀과 다를 바 없는

미물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도 그렇습니다.

좋은 마음을 가지고 사랑을 하다가도

행여 조금만이라도 나에게 부족하거나

채워지지 않는 욕망이 견주어질 때는 슬그머니

마음을 내려놓기 일쑤이고

그 사랑 또한 식어서 서로에게 상처로 남겨지는

잘못을 저지르면서도 쉽게 사랑이라 말하고

쉽게 이별이라 말하는 변덕스러운 마음조차

아무 일 아닌 듯 그냥 넘겨 버리는

우스운 세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사람으로 산다는 것이

지금의 세상에서는 참으로 힘든 일인 것 같이 여겨집니다.

곧은 선비의 자세로 살아 보겠다던 나의 마음 또한

시시각각 변해오면서 때로는 세상과 타협하고

불구덩이에라도 뛰어들듯한 허세를 부리다가도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던 나의 나약한 의지는

선비의 자존심을 뭉개 버린 지

벌써 오래 전의 일이 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또다시 한 해를 정리하는 시간들이

달랑 한 장 남아 있는 달력에 남아

마음 한켠에 아쉬움을 돌아보는 여운을 남기고 있습니다.

 

살아온 시간들이야 어떻든 모두 지워버려야 할 때이고

새로운 마음을 다시 그려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매번 해가 바뀔 때마다

똑같은 생각과 각오로 새 출발을 기약하고도

이때쯤이면 늘상 남겨지는 아쉬움이 전부이지만

버티고 살아온 흔적 또한 하나의 의미로 여겨지는

스스로의 위안을 가져 봅니다.

 

먹은 나잇 살 만큼이나

사람으로 제대로 사람답게 살아질 수 있기를

바라 봅니다.

 

12월의 아침.

시리고 맑은 바람에

가슴에 쌓여 있던 퀘퀘한 먼지를 털어 내고

아침 햇살에 답답한 마음을 헹궈내어

디시 찾아오는 새해에는

걱정 조금 덜하고 좋은 인연인 사람들과 만나

사랑도 해보고 아프고 힘든 날보다 좋은 날들이

훨씬 더 많아 지기를 바라 봅니다.

 

언제나 그런 바람이듯

만나는 사람마다

변함없이 내 곁에 항상 남아있어

서로에게 행복한 인연일 수 있기를 기도 합니다.

 

살아있는 모든것이 사랑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기도 여주시 청심로 233 2층 여주뉴스
  • 대표전화 : 031-886-4333
  • 법인명 : 주식회사 여주뉴스
  • 제호 : 여주뉴스
  • 청소년보호책임자 : 양병모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 다 50449
  • 등록일 : 2014-09-11
  • 인터넷 여주뉴스 등록번호 : 경기 아 51060
  • 등록일 : 2014-09-11
  • 발행일 : 2018-10-08
  • 발행인 : 박수홍
  • 편집인 : 양병모
  • 여주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8 여주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