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출생
경기신인문학상 수상
경기신인문학상 수상
흥왕사에서
햇살 가린 하늘빛 억겁의 무게로 내려
솟대처럼 하늘을 떠받친 은행나무에
인고의 세월을 지난 번뇌가
사리처럼 남아 산 허리를 돌아
멀리 보이는 샛강 구비마다
*비구(比丘)의 백팔 배처럼 흐르고
둘이 아닌 불이(不二)의 진리를
돌계단 꼭대기 위에서 한 몸 향해
반갑게 달려드는 백구 두 마리의
살랑거리는 꼬리에서 만나고
바람이 조금만 건드려도 울 것 같은 범종과
안거에 든 스님 대신
누이동생 같은 공양 보살이 내어주는
따뜻한 찻잔 속에서 만났다
삼 배 만으로도
함께라는 평안의 불을 안고
떠나 온 적멸의 산 길에
마른 들꽃들의 잎새마다
*이소(鯉素)를 쓰니
찬 겨울 문지방을 너머 드는
바람에 멧 새 한 마리
*빈가(頻伽) 되어 나른다
*비구 : 출가하여 지켜야 할 250가지 계율(구족계)을 받은 승려
*이소 : 나의 안부나 소식을 전하는 글
*빈가 : 깃이 아름답고 소리가 맑다는 상상의 새
저작권자 © 여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