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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원 의 시(詩)
류지원 의 시(詩)
  • 유지원
  • 승인 2018.12.10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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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출생

경기신인문학상 수상

흥왕사에서

 

햇살 가린 하늘빛 억겁의 무게로 내려

솟대처럼 하늘을 떠받친 은행나무에

인고의 세월을 지난 번뇌가

사리처럼 남아 산 허리를 돌아

멀리 보이는 샛강 구비마다

*비구(比丘)의 백팔 배처럼 흐르고

 

둘이 아닌 불이(不二)의 진리를

돌계단 꼭대기 위에서 한 몸 향해

반갑게 달려드는 백구 두 마리의

살랑거리는 꼬리에서 만나고

바람이 조금만 건드려도 울 것 같은 범종과

안거에 든 스님 대신

누이동생 같은 공양 보살이 내어주는

따뜻한 찻잔 속에서 만났다

 

삼 배 만으로도

함께라는 평안의 불을 안고

떠나 온 적멸의 산 길에

마른 들꽃들의 잎새마다

*이소(鯉素)를 쓰니

찬 겨울 문지방을 너머 드는

바람에 멧 새 한 마리

*빈가(頻伽) 되어 나른다

 

*비구 : 출가하여 지켜야 할 250가지 계율(구족계)을 받은 승려

*이소 : 나의 안부나 소식을 전하는 글

*빈가 : 깃이 아름답고 소리가 맑다는 상상의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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